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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회고록

2020년도 회고록 - 개발자가 되기 위한 한 해

벌써 2020년도 끝나간다. 올해 또한 많은 일이 있었고 느낀 점 또한 많았다.
그래서 기억을 되살리고 반성할 겸 시간순으로 회고록을 작성해보려 한다.

1. 새로운 시작

2019년 11월 수능 다음 주 월요일에 SI 업체에 처음 출근하고 5개월 후인 2020년 4월 말 스타트업인 왓섭으로 이직했다.
SI지만 경력, 학력치곤 나쁘지 않은 연봉을 받으며 익히 듣던 SI와는 정반대인 워라벨 좋은 회사에서 이직했을 당시가 생각난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을 때 힘들겠기만 스타트업으로 가서 젊은 나이에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돈과 워라벨 보단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직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직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왓섭에 합류하고 지난 7개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특히 올해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제 직업은 개발자입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게 되었다.
 
SI에서 개발할 땐 '내 제품이 아니니까', '어차피 이번에 컨펌되면 끝나는 프로젝트니까'라는 안 좋은 생각으로 개발을 하는 게 아닌 단순히 코드만 작성했었다. 개발자가 아닌 ‘코더’가 된 기분이었다. 코드 리팩토링이라고 해봤자 개발 시간에 절반도 안 했고 당장의 버그만 없으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직 후 이러한 생각은 점차 사라졌다.

2. 수퍼 주니어 개발자

왓섭에서 내가 하게 된 일은 React-Native를 이용해 앱 프론트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5월부터 7월 말까지 개발하고 8월 초 앱을 런칭했다.
이때 해본 경험은 대부분 처음이었는데 제대로 된 앱을 개발, 백엔드와의 협업, 스토어 배포까지 모두 처음 해봤다.
 
입사 후 열정으로 가득한 나는 컴포넌트를 정말 잘 나눠서 재사용하기 좋게 만들겠다고 하고 처음부터 컴포넌트를 쪼개는 것에 집중했다. 이는 정말 중요한 작업이지만 그 당시에는 옳지 못한 방법이었다.
 
개발 팀장님이 디자인 시스템 및 컴포넌트를 쪼개는 작업을 오래 하는 것을 보시고 처음부터 너무 쪼개면 힘들 것이라고 했는데 그 당시 욕심이 너무 과했다. 또한 성격이 실제로 해보고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고 싶었기에 노력해봤다.
 
하지만 자주 바뀌는 기획으로 인해(초기에는 디자인이 정말 날마다 바뀌었는데 이 부분은 많이 개선되었다.) 디자인 또한 자주 바뀌고 React-Native를 제대로 숙지하기 전부터 과도하게 쪼개다 보니 코드 또한 변경이 정말 많아졌다.
 
오늘 개발한 코드가 내일 보니 별로여서 수정하면 그다음 날 보니 별로였다. 이런 식으로 레거시 코드가 많이 쌓였고 현재도 남아있는 상태다. React-Native라는 것을 처음부터 개발하면서 배웠기 때문에 한 달 치 코드를 보면 정말 더러운 코드부터 덜 더러운 코드까지 코드의 품질이 엉망이었다.
 
그리고 이때 ‘이제 처음인데 이 정도면 잘한 거지’ 라는 안일한 생각과 많이 싸웠다. 그냥 해커톤, 토이프로젝트면 맞는 말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사업이다.
 
실제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 이런 상황을 알지도 못한다. 고려하지도 않을 것이다. 버그가 많거나 엉성하다고 봐주지 않고 못 만든 앱이 되어버린다.
 
이 생각을 항상 세기며 코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능에 문제가 없이 하려고 신경 썼다.
특히 나와 같은 주니어 개발자들은 신입이라고 '이거면 됐지'라는 생각 접어두고 계속 개선하고 발전해야 한다.

3. 버그와의 전쟁 그리고 리팩토링

앱 출시 이후는 버그와의 싸움이었다.
 
이전에 SI에서 유지보수는 완성된 앱에 있는 버그를 잡고 사소한 기능을 추가하는 게 끝이었다. 위에서 말했듯 시간도 많고 정말 평화로웠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 당시 프론트의 모든 것이 내가 개발한 것이다. 프론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 내 탓이었다.
 
특히 앱 초기에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 ‘연동하기’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될 때가 많았다.
매번 안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철렁이고 긴장되었고 스트레스였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첫 배포를 한 그 당시에는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그렇게 앱을 고치던 도중 대표님이 미팅 때 앱을 시연하다가 연동이 제대로 안 된다 라는 말을 몇 번 하셨고 늘 그렇듯 버그를 수정했다.
그러는 중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미팅 중 앱이 정상작동을 안 할 때 대표님의 기분이 어떨지, 미팅 중 핵심기능에서 터지는 버그를 보는 상대방이 대표님을 뭐라 생각할지 떠올려봤다.
창피하고 난처하면서 화나는 것은 물론 투자사 혹은 그런 사람들에게서 느껴오던 압박이 그 순간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건 토이프로젝트가 아닌 하나의 사업이다. 핵심기능이 오작동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가장 야근을 많이 했고 상태가 좋은 날에는 몇 번 회사에서 자면서 눈에 보이는 대로 유지보수 및 리팩토링을 했었다.
 
그리고 리팩토링이 끝나갈 때쯤 잠시 붕 떴던 것 같다.
이전에는 리팩토링이라 해봤자 2~3시간 정도만 했었는데 3주 넘게 리팩토링을 하다 보니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는 알겠지만 어떤 식으로 고쳐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서 이때 잠시 붕 떴다.

QA 당시 내 모습이다...

4. 끝이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다. - MJ

앱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앱의 속도 및 코드를 많이 개선했다. QA팀도 간단하지만 생겼고 QA가 올라오는 개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나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시는 유저분들도 있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유저분들도 있었다. 이전에는 개발하느라 바빠서 미쳐 신경 쓰지 못했었다. 다양한 피드백을 보고 아직까진 비즈니스적인 것보단 개발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최근에 느낀 건 이러한 스트레스가 조금 심했던 것 같다. 피드백이 한 번에 크게 들어오는 게 아닌 조금씩 쌓이는 식이다 보니 몰랐던 것 같다. 편한 사람들, 친구들에게 예민해지고 화낼 일도 아닌데 화를 낼 때도 있었다.
 
이전까지의 스트레스와는 다른 것 같다. 이전에는 그래도 끝이 존재했다. 버그를 수정하면 됐었고 코드를 개선하면 됐었다. 하지만 이런 사용자의 피드백은 개인마다 다르고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끝나지 않는다.
 
학창 시절 학교 시험, 수능, 면접 등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은 모두 이라는 게 존재했고 끝을 알기에 버텼다. 하지만 사용자의 피드백으로 오는 스트레스는 끝이 없지만 버텨야 한다. 지금 너무 심하게 힘들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왓섭의 살아있는 인공지능 MJ님이다!

5. 더 발전하기 위해

이렇게 이번 회고록은 올해 왓섭에서 있었던 일을 중점으로 작성했다. 더 많은 일과 배움이 있었지만, 필력이 부족하고 글이 너무 길어져서 많이 제외했다. 이번에 쓰지 못한 이야기들은 천천히 써 나가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새해 목표는 따로 안 만들었었는데 이번엔 간단하게 목표를 만들어봤다.
 

  1. 비즈니스까지 신경 쓰는 개발자가 되기
  2. 다이어리 작성하기
  3. 고등학교 수학 마무리하기
  4. 블로그 글 최소한 한 달에 하나는 쓰기

첫 번째로 비즈니스까지 신경 쓰는 개발자가 되기를 목표로 정한 이유는
어느 날 일 잘하는 개발자는 왜 비즈니스까지 신경 쓸까?라는 글을 읽었는데 정말 공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트업 개발자는 단순 개발만 잘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 또한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 월급은 내가 만들어 번다는 생각으로 임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 잘 하는 개발자는 왜 비즈니스까지 신경쓸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발자와 멀고도 가까운 주제인 비즈니스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개발자들은 늘 좋은 설계와 튼튼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노력하는 사람

evan-moon.github.io

두 번째로 다이어리 작성하기는 한 해를 기억하기 위해 작성하기로 했다.
이번 회고록을 쓰면서 잊은 경험들이 너무 많은데 글로 작성해서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고 싶다.
항상 경험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기억해내고 싶다.
 
세 번째로 고등학교 수학 마무리하기이다. 나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고등학교 때 국·영·수보단 코딩을 더 공부했다. 그러므로 문제해결 능력이 더 떨어지는 것 같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수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혼자 하다 보니 진도가 너무 느렸는데 올해 안에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수1, 수2, 미적분, 확률과 통계)을 꼭 끝내고 싶다.
 
네 번째로는 블로그 글쓰기이다. 글또라는 글쓰기 스터디 이후로 글을 한 번도 안 올렸다.
2021년도에는 최소한 12개의 게시물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필력이 좋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이것 또한 경험이고 나중에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올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19살에서 20살이 됐다는 새로움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그래서 21살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으니 내년에는 더 발전하는 한 해가 되게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