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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회고록

22살 4년 차를 앞둔 개발자의 2021년 회고록

2020년 회고록에 이어서 올해도 회고록을 쓰려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바빴던 2020년도와는 다르게 개발자라는 삶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나서 느꼈던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봤다.
올해는 크게 커리어적인 회고개인적인 회고 두 개로 나눠서 작성해 보았다. 여기서 개인적인 성장은 개인의 능력보단 심리적으로 느꼈던 것에 대해 작성했다. 먼저 커리어적인 부분에 대해서 말해보려 한다.

그냥 개발자가 아닌 '잘'하는 개발자

2019년 11월부터 2020년은 개발자로서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 집중했다. 특정 기술을 잘 사용한다기 보단 전반적으로 좋은 코드를 짜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올해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React, React-Native를 잘 쓰기 위해 노력했다. Javascript에서만 할 수 있는, React에서 사용하면 좋은 패턴을 찾아보고 적용해봤다.
다양한 패턴을 직접 만들어보고 적용해보며 Javascript를 사용하는 데 있어 문제는 없지만 개념적으로 깊어지면 모르는 것이 많았다. 예를 들어 호이스팅, 클로저, Promise같은 경우는 사용하는 법은 알지만 누군가에게 이를 설명할 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외에 더 많은 기본 개념들을 공부해야겠다는 것을 느꼈고 부족한 것을 정리해서 차례로 공부 중이다.

익숙함에 속아 책임감을 잃지 말자

작년에는 이슈 대응에 있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심할 땐 주말에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이슈가 발생하는 꿈을 꾸고 잠에 깨서 진짜 이슈가 있었는지 확인한 다음 다시 잠에 들 정도였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안정적인 앱 운영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기에 느꼈던 스트레스 같다.

어느 정도 앱이 안정화되고 출시한 지 1년이 지나니 이슈의 수도 줄고 스트레스에 익숙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이슈가 발생하면 정말 심각한 이슈가 아닌 이상 '나중에 처리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고 오픈뱅킹이라는 큰 기능을 개발하면서 작년만큼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테스트하기 힘든 환경에서의 개발, 오픈뱅킹으로 인해 추가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기능들, 이슈 대응 등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책임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여담으로 해당 기능을 QA 하는 기간 동안 QA팀에게 화를 몇 번 낸 적이 있는데 이해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커리어적인 회고를 마무리하며

여기까지 커리어 적으로 느꼈던 것들을 써봤다. 사실 몇 가지 더 썼던 주제들이 있는데 제대로 표현을 못 하겠어서 일단 지웠다. 이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해 볼 예정이다.
2021년도 역시 커리어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다. 새로운 기능을 개발, 기존 기능을 개선하면서 작년보다 더 깊고 여러 상황에 대해서 생각하는 힘을 길렀고 그동안 내가 잠시 놓쳤던 중요한 마음가짐을 다 잡았다. 하지만 아쉬운 건  2020년도에 성장한 만큼 커리어적으로 성장은 못한 것 같다. 왜 2020년도 보다 더 성장하지 못했는지는 아래에 있는 개인적인 회고에서 작성해 보려 한다.

약간의 번아웃

2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또래에 비해 선호하는 대화 주제가 달라지고 고민하는 주제가 달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게 된 케이스라 친구들과 대화할 때 서로 공감을 하기 힘들었다. 그동안 별생각 없었는데 2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심적으로 점점 지쳤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약간의 회의감이 들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대학 생활을 하며 여행도 다니고 고등학생 때 말로 듣던 20대를 즐기는 친구들이 마냥 부러웠었다.
그리고 9월쯤부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잡념이 많아졌다. 친구들이 대부분 군대를 가기 시작하면서 더 초조해졌던 것 같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심하진 않았지만 번아웃의 조짐이 보였다.
번아웃의 조짐이 보이는 순간 나는 과업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주변 사람들과 많은 약속을 잡았고 세 번 정도 짧게 국내로 여행을 갔다 왔다. 짧았지만 여러 잡념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크게 무언가를 하진 않았지만 단순하게 지인들과 여행을 갔다 온 것 만으로 약간의 번아웃은 큰 문제없이 지나간 것 같다.
약간의 번아웃을 눈치채는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 기간 동안 커리어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개인적인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고 앞으로 언젠간 찾아올 번아웃을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웹툰 <대학일기>, 딱 이 느낌이였던 것 같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는 방법 - JT

이전에 다른 팀과 회의 도중 어쩌다 보니 억울하고 화가 많이 나서 감정 제어를 못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다음날까지 분을 삭이지 못해 다음날 회의 때도 드센 말투로 말을 했다. 회의가 끝난 후 대표님이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겠다고 하시면서 그동안 내게 있었던 문제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요약하면 말을 할 때 내 의도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상대방은 내가 한 말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로 거의 한 달은 매일 밤 내가 말하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서 고민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그동안 방식과 태도가 좋지 못했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종종 감정 제어를 못하는 것과 내 언어 습관이 너무 어린애 같다고 느껴진다. 스스로 어느 정도 어른스러워졌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까지도 말을 잘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이 내용을 쉽고 간단하면서 부드럽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종종 말하다가 말문이 막힐 때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고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스스로가 한 단계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목표 중 하나는 25살 정도에 팀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팀장은 해당 분야의 실력과 팀 리딩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화법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25살이 되기 전까지 ‘잘’ 말하는 힘을 기르고 싶다.

왓섭의 진짜 대표 JT!

2021년도 목표, 달성했니...?

작년에 총 4가지의 목표를 만들어봤는데 결론적으로 하나도 실천하지 못했다. 다른 변명 필요 없이 그냥 목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2021년도 목표

  1. 비즈니스까지 신경 쓰는 개발자가 되기
  2. 다이어리 작성하기
  3. 고등학교 수학 마무리하기
  4. 블로그 글 최소한 한 달에 하나는 쓰기

그래서 이번엔 정말 할 수 있는 것만 해보려고 한다.
2022년도 목표

  1. 한 주를 정리하는 다이어리 작성하기
  2. 1년 동안 최소 5개 이상 블로그 글 포스팅하기

회고록을 쓰려니 2021년도에 뭘 느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쓰는 게 힘들었다. 작년에 매일 다이어리를 쓰려니 마음처럼 안돼서 한 주를 정리하는 다이어리를 쓰려고 한다. 그리고 매달 블로그 포스팅하는 것도 생각보다 힘든 것 같아서 일단 1년 동안 최소 5개 이상의 게시글을 포스팅해보려 한다. 이 정도 목표는 지킬 수 있지 않을까..?

2021년도 회고를 마무리하며

쓰고 싶은 말은 정말 많지만 너무 길어지기도 하고 글을 잘 쓰지 못해서 많이 지우다 보니 올해 회고록은 많이 아쉬운 것 같다. 다음 해 회고록은 올해보다 더 잘 작성하고 싶다.

왓섭에 있으면서 매년 성장한다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더 빠르고 많이 성장하는 것 같다. 빠른 성장을 도와주는 왓섭 팀원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빠른만큼 힘든 생활에 있어 활력소가 되어주고 젊은 꼰대인 나를 받아주는 친구들에게도 항상 고마웠다. 덕분에 2021 한 해 도 잘 버티면서 성장한 것 같다.

2022년도 회고록을 쓸 때 내가 얼마나 더 성장했을지 기대된다. 2023년도에 내가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노력하면서 2022년도를 살아야겠다.